이유식을 시작하는 시기에는 분유 수유 방법도 함께 조정해야 한다. 첫 수유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유식 거부가 나타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하루 일정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정리한다.
첫 수유
이유식을 막 시작한 시점에서 보호자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아침 첫 수유의 순서를 어떻게 잡아야 하느냐다. 분유를 먼저 줄지, 이유식을 먼저 시도할지에 따라 아기의 하루 식사 흐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대개 첫 수유는 이른 아침, 오전 6시 30분에서 7시 사이에 이뤄진다. 아기가 깊이 잠든 밤을 지나 배고픔이 클 경우, 분유를 먼저 주는 것이 자연스럽고 아기가 잘 받아들이는 편이다. 이후 2시간에서 3시간쯤 지난 시점, 아기의 공복감이 다시 찾아올 때 이유식을 천천히 도입하는 것이 추천된다.
반면, 새벽 수유를 이미 한 경우나 아침에 크게 배고파하지 않는다면 이유식을 먼저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단, 이 경우에도 이유식만으로 하루를 시작하기엔 부족하므로 반드시 30분에서 1시간 이내에 분유를 보충해야 한다. 아직 이유식은 주식이 아닌 보조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첫 수유 시간이 매일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점이다. 하루를 시작하는 시점을 정해두면 아기의 생체 리듬이 안정되고, 식사와 수면의 패턴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다. 분유와 이유식의 순서보다 중요한 건 시간의 일관성이다. 이 일관성이 쌓여 아기의 하루를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만드는 힘이 된다.
거부대처
이유식을 시작한 아기가 거부 반응을 보이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입을 꾹 다문 채 외면하거나, 입에 들어온 음식을 뱉어내고 심지어 울음을 터뜨리는 반응까지 이 모든 것이 이유식이라는 낯선 경험에 대한 당연한 표현이다. 중요한 것은, 그럴 때 억지로 먹이려 하지 않는 게 좋다. 억지로 먹이려 들면 아기에게 음식은 '불쾌한 일'로 각인될 수 있으며, 이유식에 대한 전반적인 거부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거부의 원인은 다양하다. 충분히 배가 고프지 않거나, 음식이 너무 뜨겁거나 차갑거나, 너무 되거나 묽거나 단순한 물리적 요인일 수 있다. 혹은 새로운 식재료의 향과 질감, 맛이 아기에게는 전혀 낯설고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다. 먹이는 시간이 아기의 졸림 시각과 겹친다면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당연히 잘 먹지 않을 수 있다.
이럴 땐 몇 가지를 확인해 볼 수 있다. 먼저, 아기가 분명히 배가 고픈 시점인지 체크한다. 분유를 바로 마신 뒤 이유식을 시도하는 건 좋지 않다. 이유식은 공복 상태에서 천천히,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도입해야 한다. 분유와 이유식 사이엔 최소 1시간 정도 간격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음식의 온도는 미지근하게, 농도는 처음엔 묽게 하고 점차 진하게 바꿔주는 방식이 아기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처음 도입하는 식재료는 한 번 먹고 바로 바꾸지 말고 3일 이상 연속으로 제공해 아기의 적응 시간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이틀 만에 포기하기보다는 천천히 익숙해지도록 도와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보호자의 마음가짐이다. 왜 안 먹지라는 걱정보다는 오늘은 얼마나 시도했는지를 보는 게 필요하다. 거부가 이어진다면 하루나 이틀 정도 이유식을 쉬어가는 것도 좋다. 이유식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여정이다. 아기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걸어가면 된다.
하루루틴
이유식과 분유를 병행하는 시기의 하루 일정은 이유식 단계에 따라 달라진다. 단계별로 시간표를 구분해 보면 다음과 같다.
초기 | 중기 | 후기 | ||||
시간 | 내용 | 시간 | 내용 | 시간 | 내용 | |
1회차 | 07:00 | 분유 | 07:00 | 분유 | 07:00 | 분유 |
2회차 | 10:00 | 이유식 | 09:30 | 이유식 | 08:00 | 이유식 |
3회차 | 12:00 | 분유 | 11:00 | 분유 | 10:00 | 간식(필요시) |
4회차 | 14:30 | 분유 | 14:00 | 이유식 | 13:00 | 이유식 |
5회차 | 17:30 | 분유 | 17:00 | 분유 | 15:00 | 간식(필요시) |
6회차 | 21:00 | 분유 | 20:30 | 분유 | 18:00 | 이유식 |
7회차 | 20:00 | 분유 |
이처럼 단계별로 이유식과 분유의 비중, 시간대를 조정하면 아기의 성장과 발달에 맞는 적절한 루틴을 형성할 수 있다.
위의 표는 참고용이며, 가정에 따라 적절히 조절하여 진행하면 된다.
이유식과 분유를 함께하는 시기는 아기뿐 아니라 보호자에게도 적응이 필요한 시간이다. 첫 수유 시간을 기준으로 일관된 일과를 만들고, 아기의 신호에 귀 기울이며 유연하게 대응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거부 반응이 있을 땐 원인을 차분히 살피고, 조급함보다는 기다림으로 접근하자. 하루의 흐름이 안정되면 아기와 보호자 모두 자연스럽게 새로운 식사 리듬에 익숙해질 수 있다.